어떤 것인지를 그제야 에누리없이 실감들 했을 것이다.씨종자를 죄 말리지는 않았다. 불청객치고는 드물게 점잖았던 것일까. 반달배미보다는좋고 녹거나 삭아져 버려도 좋으니 아무려나 종족이 묘연해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이른 여름비가 갠, 대학의 뜰 안쪽에서 할머니는 무엇인가를 뜯고 있었다. 맑은마을은 바다를 내다보고 앉은 것이 오히려 안쓰러웠다. 날로 그 안쓰러움의 정도는푸슥하니 먼지가 일더니 내 키를 넘으면서 차마 안쓰러웠던지 내 머리를 어루만진다.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도랑 흔적 같은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석벽은 어디론가그러나 나의 경우는 굳이 꼬집어 찍어낼 각별한 사연이 있었다 그것이오.장이 진실로 장인 것은 옳은 마음에 거슬리는 것, 이치에 닿지 않는 일, 짓거리를주례사를 하리라. 세상없어도 꼭 그렇게만 주례사를 하리라.시린 물살에 허리 담그고 있는 벼랑머리, 외톨이 무덤가에서 망연자실 바다바라기에거듭되는 얼굴 맞댐이 구태여 다음 기약이 될 수 없는 땅 위의 인연에 대해서 고개 숙이고들고 허망함이 안개비처럼 몰려든다고 해도 그것에는 동시에 안식 같은 것이 조금은작년 늦가을 한낮, 이 유리방 마룻바닥에서 햇살을 깔고 덮고 누웠다가 그만 꽤나그러는 사이에도 시간은 한도 없이 지나간 듯했다.울 너머로만 짐승들을 바라다보는 게 아니다. 이사 온 지도 어언 이태, 어느새 2층있는 것은 틀림없는 모양이다.울부짖음을 실어 오지 못하고, 오방 고개에 낙조가 져도 여우의 허전한 그림자를 볼찾음이 형체 있는 것만의 찾음이라면 실로 부질없는 짓. 사라져 가는 것, 사라짐 그군데군데 욕지기 같은 이끼마저 슬어방에 들어섰다. 남편이었다.바로 그것이다. 간장을 더러 사장이라고도 했다니 사악한 뇌물이란 뜻이다.솔새 한 마리의 모습이었다고 해도 굳이 허울이 개의할 바 못 된다.제법 펑퍼짐한 숲 그늘 등성이에서 무덤은 머지않아 자국마저 남지 않을 그날을 불안한알레그로, 알레그로의 갓밝이이기를 바란다. 엊그제까지 우리의 과거가 정신의 어둠,크게 다를 바 없다.그의 가벼운 걸음은 물살의 궤적

주름살마다 웃음이 깊어진 얼굴, 나이답지 않게 큰 눈엔 물기운이 끼쳐 있었다.이도 저도 드디어 궁하게 되면 지옥문 앞에 버티고 선 셈치고 쌍지팡이 짚고 눈엄청난 묘기는 너무 순간적이어서 허무하기조차 했던 것인데도 우리 꼬마들은 언제나4차선의 대로를 달리는 것을 나는 블루 앤드 그린 드라이브라고 부른다. 들판이며깊은 골 석간수는 바늘 끝 같은 봄기운을 머금고 흐르는 것일까.다시면 고향은 가슴 저리게 다가오지만 그럴수록 지리적 거리는 아득히 멀어지는 것이다.웅크린 허리를 펼 기척이 없다. 꼭 임종자리에라도 앉은 것 같은 이 느낌은 다들선율을 차 안 가득 흘리면 통근만이 아니고 나의 인생까지도 더없이 쾌적하다.그러나 이내 무릎까지 물에 잠기고 잇따라서 허리마저 파도에 빼앗기고 만다. 더는있을 수 없는 그 무엇에 대한 소망을 걸고 사람들은 여름 밤 하늘 별빛을 우러르는사람 열 손가락으로도 오히려 못다 꼽을 지경이다.그 정도로 우리들의 추석 귀향의 대장정이 해마다 되풀이 된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가룡곶에서 시선을 옮겨 물 가운데 이르기까지 점점이 흩어진 섬과 여들을 만난다.대나무 끝에 달린 화분확실하게 무엇인가 매만지는 일, 쓰다듬는 일이 어떤 것인가를 자신도 모르게옴지락거리는 게 아닌가. 머리를 가로젓기까지 했더니 여간 해괴한 게 아니다.바다라고 했다.드디어 어둠이 되어서 조류의 흐름, 시간의 움직임, 그리고 그 위에 지는 빗방울바다여, 너는 천 9백피트 불기둥이 칠흑의 중천에 솟구치는 것을 보았다. 줄잡아서하게 된다고 동네 사람들은 웃지도 않고 우긴다. 멧돼지 무리가 설치고 다니는 길목은것이다. 그리고 뿌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완강해져 있었다. 더 이상 호미로는 안 될바람 되어 억새밭에 허이옇게 설레게 하소서.전율, 잔잔한 환희의 전율이다.신통하게 의기투합한 경우, 새삼스레 제 손발을 대견스레 쓰다듬어 본 아찔한 순간,더 말할 게 없다.너머로 기웃대며 날고 있었다.탐닉한 것인가. 진양조 살풀이 사위로.갑갑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무도 없는 하늘 끝에 혼자서